전광판 앞에서 하락한 시세를 지켜보는 사람들 — 글로벌 반도체 폭락(global chip selloff) 2026년 7월

글로벌 반도체 폭락(chip selloff)…닛케이 4% 급락·키옥시아 16%, 한국은 제헌절 휴장

전광판 앞에서 하락한 시세를 지켜보는 사람들 — 글로벌 반도체 폭락(global chip selloff) 2026년 7월
경제 뉴스

글로벌 반도체 폭락(chip selloff)…닛케이 4% 급락·키옥시아 16%, 한국은 제헌절 휴장

인공지능(AI) 투자에 대한 회의론이 확산되면서 글로벌 반도체 폭락이 사흘째 이어졌다. 16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4.27% 급락한 데 이어 17일 도쿄 증시의 닛케이225지수가 4.03% 떨어졌고, 일본 메모리 업체 키옥…

인공지능(AI) 투자에 대한 회의론이 확산되면서 글로벌 반도체 폭락이 사흘째 이어졌다. 16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4.27% 급락한 데 이어 17일 도쿄 증시의 닛케이225지수가 4.03% 떨어졌고, 일본 메모리 업체 키옥시아는 하루에만 16% 넘게 폭락했다. 한국 증시는 제헌절로 휴장해 이번 매도세를 하루 비켜섰다.

뉴욕에서 도쿄로 번진 매도세

16일 뉴욕 증시는 3대 지수가 일제히 내렸다. 뉴데일리에 따르면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105.67포인트(0.20%) 내린 5만2552.97,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38.63포인트(0.51%) 하락한 7533.77, 나스닥종합지수는 387.28포인트(1.47%) 떨어진 2만5881.95에 각각 거래를 마쳤다.

지수 전체의 낙폭은 크지 않았지만 반도체 종목의 하락은 가팔랐다. 주요 반도체주로 구성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SOX)는 4.27% 급락했다. 종목별로는 나스닥에 상장된 SK하이닉스 미국주식예탁증서(ADR)가 13.69%, 샌디스크가 12.63%, 마이크론테크놀로지가 5.65% 내렸다. 엔비디아도 2.40% 하락했다. SK하이닉스 ADR은 15일 9.00% 하락한 데 이어 이틀 연속 두 자릿수에 가까운 낙폭을 기록하며 이틀 새 21%가량 빠졌다고 조선비즈는 전했다.

매도세는 17일 아시아로 옮겨붙었다. EFE통신에 따르면 닛케이225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694.42포인트(4.03%) 내린 6만4141.12에 마감했다. 전날 2.79% 하락에 이은 이틀 연속 급락이다. 뉴스핌이 인용한 블룸버그통신 보도를 보면 소프트뱅크그룹이 8.8%, 어드반테스트가 9.4%, 도쿄일렉트론이 9% 각각 떨어지는 등 AI·반도체 관련주가 무너졌다.

낙폭이 가장 컸던 종목은 낸드플래시 업체 키옥시아였다. 한국경제 보도와 EFE통신 집계를 종합하면 키옥시아는 이날 16% 넘게 폭락했다. 트레이딩키에 따르면 키옥시아의 시가총액 순위는 일본 증시 1위에서 5위로 내려앉았고, 지난달 22일 고점과 비교한 낙폭은 52%에 이른다. 키옥시아는 미국 텍사스 연방법원 배심원단이 컴퓨터 메모리 기술 특허를 침해했다며 비아샛에 2억2900만 달러를 배상하라고 평결한 개별 악재도 함께 받았다.

방아쇠는 TSMC의 640억 달러 투자 계획

이번 매도세의 방아쇠로는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의 실적 발표가 지목된다. TSMC는 2분기 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7% 증가한 7066억 대만달러(약 32조5000억원)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성적이었다.

그런데도 주가는 반대로 움직였다. 함께 공개한 투자 계획 때문이다. TSMC는 올해 설비투자 규모를 기존 520억~560억 달러에서 600억~640억 달러로 올려 잡았다. 여기에 미국 애리조나에 1000억 달러를 추가로 투자하겠다고 발표하면서 누적 대미 투자 약속은 2650억 달러로 불었다.

설비투자 확대는 통상 수요에 대한 자신감으로 읽힌다. 하지만 이번에는 공급 과잉과 수익성 부담을 걱정하는 쪽으로 해석이 기울었다. 반도체를 더 많이 찍어내면 나중에 값이 떨어질 수 있고, 투자에 쓴 돈은 감가상각이라는 이름의 비용으로 몇 년간 실적을 누르기 때문이다.

여기에 세계 4위 D램 업체인 중국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가 기업공개(IPO)에 나서며 메모리 경쟁이 거세질 것이라는 우려가 겹쳤다. 지난달 23일 코스피가 9.99% 폭락했던 AI 반도체 매도 국면이 한 달도 안 돼 되풀이된 모양새다.

한국 증시는 휴장…부담은 월요일로

정작 이번 사태의 한복판에 있는 한국 증시는 17일 제헌절 공휴일로 문을 닫았다. 하지만 하루 전인 16일 이미 큰 타격을 받은 뒤였다.

한국경제에 따르면 16일 코스피는 463.81포인트(6.37%) 하락한 6820.60에 마감하며 하루 만에 7000선을 내줬다. 개장 직후인 오전 9시10분께 프로그램 매도호가의 효력을 일시 정지시키는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파이낸셜뉴스 집계를 보면 코스닥지수도 4.53% 내린 791.84로 밀렸다. 삼성전자는 8.77% 급락한 25만5000원, SK하이닉스는 11.53% 폭락한 184만2000원에 각각 장을 마쳤다. 뉴스핌은 이날 외국인과 기관이 3조7000억원 넘게 순매도했다고 전했다.

코스피 낙폭이 미국·일본보다 유독 컸던 데는 한국 증시 특유의 사정이 겹쳤다. 시가총액에서 반도체 두 종목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인 데다, 한국은행이 같은 날 기준금리를 2.50%에서 2.75%로 올린 것도 투자 심리를 눌렀다.

금융당국은 장이 끝난 뒤 대응에 나섰다. 한국일보에 따르면 정부는 16일 시장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기본예탁금을 1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올리기로 했다. 시행은 8월 5일부터다.

한국 투자자에게 17일 휴장은 시간을 벌어준 동시에 부담을 미룬 결과가 됐다. 17일 도쿄에서 벌어진 일과 이날 뉴욕 증시 흐름은 오는 20일 월요일 개장과 함께 한꺼번에 반영된다.

인디애나 한인들에게 이 문제는 주식 시세에만 머물지 않는다. SK하이닉스는 웨스트라피엣 퍼듀대 리서치파크에 39억 달러를 들여 미국 첫 고대역폭메모리(HBM) 어드밴스드 패키징 공장을 짓고 있다. 2028년 양산이 목표이고, 채용도 진행 중이다. 메모리 업황과 AI 투자 속도는 이 지역 공장의 가동 일정과 일자리로 이어지는 사안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 10일 나스닥에 상장하며 265억 달러를 조달한 바 있다.

분석과 전망

시장에서는 이번 하락을 업황 자체의 붕괴로 보기는 이르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오르투스 어드바이저스의 앤드루 잭슨은 최근 미국 기술주와 AI 관련주의 매도세가 AI 산업의 펀더멘털이 나빠졌다기보다 쏠렸던 포지션이 되돌려지는 과정에 가깝다고 분석했다. 라쿠텐증권의 츠치노 마사유키도 중장기 하락 추세에 들어섰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구조적 요인을 짚는 목소리도 나온다. 머피앤실베스터의 폴 놀티는 반도체 업종이 S&P500 시가총액의 20%를 넘게 차지할 만큼 쏠림이 커진 상태여서, 차익 실현이 시작되면 지수 전체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와이코스모증권의 사이토 가즈요시는 메타의 과도한 AI 투자와 중국 메모리 업체 상장에 따른 수급 우려가 겹친 결과라고 봤다.

실적이 좋은데도 주가가 빠지는 흐름은 이번 국면의 성격을 드러낸다. TSMC는 사상 최대 순이익을 냈고 2분기 실적 시즌도 대체로 시장 기대를 웃돌며 출발했다. 그럼에도 주가가 밀린 것은 실적이 나빠서가 아니라 기대가 이미 주가에 너무 많이 담겨 있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관건은 AI 설비투자가 실제 이익으로 회수되는 시점을 시장이 납득하느냐다. 여기에 답을 주지 못하는 한, 좋은 실적이 나올 때마다 차익 실현이 반복되는 국면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달 말부터 이어질 빅테크 기업들의 2분기 실적과 내년 투자 계획 발표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인 가계와 맞닿는 지점도 있다. 반도체 업종은 미국인 다수가 퇴직연금 401(k)로 담는 S&P500 시가총액의 20%를 넘게 차지한다. 특정 업종의 등락이 은퇴 자산 전체의 변동성으로 옮겨붙는 구조라는 점이 이번 국면에서 다시 드러난 셈이다.

앞으로 일정

  • 7월 20일(월): 한국 증시 재개장. 17일 도쿄·뉴욕 흐름이 한꺼번에 반영
  • 7월 29일: SK하이닉스 2분기 실적 발표 및 신주 추가 상장
  • 7월 30일: 미국 2분기 국내총생산(GDP)·개인소비지출(PCE) 초기 추정치 공개
  • 7월 말~8월 초: 빅테크 2분기 실적 발표. AI 설비투자 계획이 핵심 관전 포인트
  • 8월 5일: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기본예탁금 3000만원 상향 시행

자주 묻는 질문

17일 한국 증시는 왜 열리지 않았나

7월 17일 제헌절이 공휴일이어서 한국거래소가 휴장했다. 이 때문에 같은 날 도쿄 증시에서 벌어진 닛케이225지수 4.03% 급락과 키옥시아 16%대 폭락은 코스피에 즉시 반영되지 않았다. 다음 거래일은 7월 20일 월요일이다.

TSMC는 실적이 좋았는데 왜 반도체 주가가 떨어졌나

TSMC의 2분기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7% 늘어난 7066억 대만달러로 사상 최대였다. 다만 함께 발표한 올해 설비투자 계획이 기존 520억~560억 달러에서 600억~640억 달러로 올라가면서, 공급이 지나치게 늘어나고 투자비 부담이 향후 수익성을 누를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실적이 아니라 투자 계획이 매도의 빌미가 된 셈이다.

키옥시아는 어떤 회사이고 왜 낙폭이 컸나

키옥시아는 옛 도시바 메모리사업부를 모태로 하는 일본의 낸드플래시 메모리 업체다. AI 메모리 기대를 타고 급등했다가 지난달 22일 고점 이후 52% 하락했다. 17일에는 지난 14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 연방법원 배심원단이 비아샛의 메모리 기술 특허를 침해했다며 2억2900만 달러 배상을 평결한 개별 악재까지 겹쳤다.

출처

뉴데일리, 한국경제, 뉴스핌(블룸버그통신), 트레이딩키, EFE통신, AP통신, 연합뉴스, 뉴시스, 머니투데이, 조선비즈, 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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