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9.99% 폭락(AI selloff)…삼성·SK하이닉스 12% 급락 ‘검은 화요일’

코스피 9.99% 폭락(AI selloff)…삼성·SK하이닉스 12% 급락 ‘검은 화요일’
23일 코스피가 9.99% 폭락해 8203.84로 마감하며 사상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미국발 AI 거품 논란에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나란히 12%대 급락하고, 올해 네 번째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미국발 인공지능(AI) 거품 논란이 아시아 증시를 강타하면서 23일 코스피가 하루 만에 9.99% 폭락해 8203.84에 마감했다. 지수는 이날 910.71포인트 빠지며 사상 최대 일일 낙폭을 기록했고, 올해 들어 네 번째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반도체 대형주인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나란히 12%대 급락하며 지수 추락을 이끌었다.
‘검은 화요일’…코스피 9.99% 폭락, 서킷브레이커 발동
23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910.71포인트(9.99%) 내린 8203.84에 거래를 마쳤다. 바로 전날인 22일 사상 최고치(9114.55)를 새로 쓴 지 하루 만의 급반전이다. 포인트 기준으로는 역대 가장 큰 하루 낙폭이다. 코스닥지수도 76.88포인트(7.94%) 내린 891.52에 마감했다.
장중 변동이 커지자 한국거래소는 오후 2시33분 유가증권시장에 1단계 서킷브레이커를 발동했다. 서킷브레이커는 지수가 일정 폭 이상 급락하면 과열을 식히기 위해 약 20분간 모든 거래를 멈추는 제도로, 올해 들어 네 번째 발동이다. 앞서 오전에는 코스피와 코스닥에 매도 사이드카(선물 가격이 급변동할 때 프로그램 매매 호가 효력을 5분간 정지시키는 장치)도 잇따라 가동됐다.
낙폭은 반도체 대장주에 집중됐다. 뉴스핌 등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12.47% 내린 255만5000원, 삼성전자는 12.31% 내린 33만3000원에 마감했다. SK하이닉스의 이날 하락률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였던 2008년 12월 이후 약 17년 6개월 만에 가장 컸다. 수급으로는 외국인이 약 4조1000억원, 기관이 약 4조5100억원을 순매도했고, 개인투자자가 약 8조5200억원을 순매수하며 물량을 받아냈다.
방아쇠는 미국발 ‘AI 회의론’
이번 급락의 출발점은 전날 미국 증시였다. 22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구글 모회사 알파벳 주가는 장중 한때 7% 가까이 떨어지며 1년여 만에 최악의 하루를 보냈다. 하루 만에 시가총액(상장 주식 전체의 시장가치 합계)이 2600억 달러 넘게 증발했다. 제미나이 공동 책임자였던 노엄 셰이저, 딥마인드의 존 점퍼 등 핵심 AI 연구자들이 잇따라 경쟁사인 오픈AI와 앤트로픽으로 자리를 옮긴 것이 직접적인 배경으로 꼽힌다.
여기에 빅테크들이 쏟아붓는 막대한 AI 설비투자가 과연 그만한 수익으로 돌아올 수 있느냐는 의문이 번지면서, 알파벳뿐 아니라 아마존·메타·마이크로소프트 등 대형 기술주 전반이 약세를 보였다. 미국에서 시작된 ‘AI 고평가’ 경계 심리가 하루 만에 반도체 비중이 큰 한국 증시로 옮겨붙은 셈이다.
국내 고유 요인도 겹쳤다. 올해 지수를 끌어올린 반도체 대형주에 차익실현 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졌고, 삼성전자·SK하이닉스 주가 등락의 두 배를 추종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상장지수펀드) 거래가 과열되면서 규제론이 고개를 든 점도 투자 심리를 눌렀다. 하락장에서는 이런 레버리지 상품의 청산 매물이 낙폭을 더 키우는 경향이 있다.
하루 전 ‘시총 역전’이 던진 경고
공교롭게도 폭락 하루 전인 22일, SK하이닉스는 보통주 기준으로 사상 처음 삼성전자를 제치고 코스피 시가총액 1위에 올랐다. 증권가 일각에서는 그동안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 시총을 넘어서는 순간이 강세장 고점 신호’라는 경고가 돌았는데, 이 전망이 하루 만에 재소환된 모양새가 됐다. 23일 급락 과정에서는 두 종목의 시총 1위 자리가 장중 여러 차례 뒤바뀌기도 했다.
올해 코스피는 반도체와 AI에 대한 기대를 발판으로 9000선을 돌파하며 세계 주요 증시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해 왔다. 그만큼 단기 과열 우려도 누적된 상태였다. 일부 전문가들은 현재 AI 관련 주가가 2000년 닷컴버블 당시와 닮았다는 진단을 내놓기도 한다.
분석과 전망
전문가들의 진단은 단기 조정론과 구조적 경계론으로 엇갈린다. 월가에서는 소시에테제네랄의 알베르 에드워즈 전략가가 미국 소비자를 “절벽 밖으로 달려나갔다가 잠시 허공에 떠 있는 만화 속 코요테”에 빗댔다. IB타임스에 따르면 그는 4월 미국 가계 저축률이 2.6%까지 내려오고 가계부채가 1분기 19조9000억 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한 점을 들어, AI 랠리가 식으면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약 70%를 차지하는 소비가 급격히 위축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반면 국내 증권가의 시각은 상대적으로 차분하다. 유안타증권 이재원 연구원은 이번 조정을 “반도체 대형주 차익실현 매물 출회와 기술적 조정”으로 풀이하며 기업 실적 같은 펀더멘털이 훼손된 것은 아니라고 평가했다. 삼성증권 조아인 연구원은 미국 빅테크 약세로 AI 투자 수익성에 대한 의구심이 다시 부각되며 투자 심리가 위축됐다고 분석했고, iM증권 이상헌 연구원은 레버리지 상품이 상승장에선 수익을, 하락장에선 청산 매물을 키우며 변동성을 증폭시켰다고 진단했다. 같은 날 한화투자증권은 SK하이닉스 목표주가를 163만원에서 430만원으로 대폭 올리며 구조적인 이익 개선을 강조하기도 해, 단기 급락과 장기 전망이 엇갈리는 흐름이 그대로 드러났다.
결국 관건은 미국 증시가 ‘AI 수익성’ 의문에 어떻게 답하느냐로 모인다. 빅테크 실적과 설비투자 회수 가능성에 대한 신뢰가 회복되면 이번 급락은 과열을 식힌 기술적 조정으로 마무리될 가능성이 크다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의문이 길어지면 반도체 비중이 큰 한국 증시가 외부 충격에 거듭 흔들릴 수 있다는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한인 가정 입장에서도 미국 증시 향방은 남의 일이 아니다. 은퇴자금을 굴리는 401k 계좌 잔액과 원·달러 환율이 기술주 흐름에 따라 출렁일 수 있어 당분간 변동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으로 일정
시장은 곧바로 굵직한 일정과 마주한다. 24일에는 한국 증시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지수 편입 여부가 발표된다. 이번 주 미국에서는 메모리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의 실적과 연방준비제도(Fed)가 주시하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표가 공개돼 반도체와 금리 흐름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무엇보다 23일(현지시간) 미국 증시 개장 후 기술주가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가 아시아 증시의 추가 향방을 가를 변수로 꼽힌다.
자주 묻는 질문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되면 어떻게 되나요?
서킷브레이커는 주가지수가 짧은 시간에 급락할 때 시장의 과열과 공포를 진정시키기 위해 모든 주식 거래를 일시 중단하는 제도입니다. 1단계가 발동되면 약 20분간 거래가 멈춘 뒤 다시 재개됩니다. 코스피에서는 올해 23일 발동이 네 번째였습니다.
코스피가 폭락한 핵심 원인은 무엇인가요?
가장 큰 방아쇠는 전날 미국 증시에서 번진 ‘AI 고평가’ 경계 심리입니다. 여기에 올해 급등했던 반도체 대형주의 차익실현 매물,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과열 우려, MSCI 선진국 지수 편입 관련 실망 매물이 겹치면서 낙폭이 확대됐습니다.
이번 급락이 ‘AI 거품 붕괴’를 뜻하나요?
전문가 진단은 엇갈립니다. 국내 증권가는 기업 실적 훼손이 아닌 차익실현과 기술적 조정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한 반면, 일부 월가 전략가는 AI 랠리에 기댄 소비와 자산 가격의 취약성을 경고합니다. 미국 빅테크의 AI 투자 수익성에 대한 신뢰 회복 여부가 향후 방향을 가를 것으로 보입니다.
출처: 뉴스핌, 파이낸셜뉴스, 중앙일보, 머니투데이, 한국경제, IB타임스(IBTimes UK), 블룸버그, CNBC, 로이터, 뉴욕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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