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도비 실적 호조에도 주가 약세…CFO 이탈·AI 우려(Adobe earnings)

어도비 실적 호조에도 주가 약세…CFO 이탈·AI 우려(Adobe earnings)
어도비가 시장 예상을 웃도는 2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내고도 주가가 약세를 보였다. CFO의 갑작스러운 이탈과 CEO 후계 공백, AI 경쟁 우려가 호실적을 덮었다. JP모건은 목표주가를 낮췄고, 마이클 버리는 저평가됐다는 견해를 내놨다.
미국 소프트웨어 기업 어도비(Adobe)가 시장 예상을 웃도는 2026 회계연도 2분기 실적을 내놓고도 주가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 6월 11일 정규장 마감 뒤 발표된 실적은 분기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지만, 같은 날 함께 알려진 최고재무책임자(CFO)의 갑작스러운 이탈과 인공지능(AI)을 둘러싼 우려가 호실적을 덮었다. 주가는 발표 직후 시간외 거래에서 5%대 떨어졌다.
실적은 사상 최대였다
어도비는 5월 29일 끝난 2분기에 매출 66억2천만 달러를 올렸다고 6월 11일 공식 발표했다. 전년 같은 기간보다 13% 늘어난 분기 사상 최대 매출이다. 환율 영향을 뺀 실질 성장률은 11%다. 시장 예상치였던 약 64억6천만 달러도 넘어섰다고 인베스팅닷컴이 전했다.
수익성도 좋았다. 일회성 항목을 제외하고 회사가 강조하는 조정 주당순이익(non-GAAP EPS)은 5.96달러로 전년보다 18% 늘었다. 회계기준(GAAP)에 따른 주당순이익은 4.25달러였다. 포토샵과 프리미어 등을 묶은 창작·마케팅 전문가 구독 매출이 45억4천만 달러로 실적을 이끌었다.
어도비는 연간 전망치도 올려 잡았다. 로이터에 따르면 2026 회계연도 매출 목표를 기존 259억~261억 달러에서 265억~266억 달러로 상향했고, 조정 주당순이익 목표도 24.35~24.45달러로 높였다. 3분기 매출 가이던스 역시 66억7천만~67억2천만 달러로 시장 기대를 웃돌았다. 샨타누 나라옌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보도자료에서 AI 기반 수요가 강하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왜 주가는 빠졌나
호실적에도 시장의 시선은 다른 곳을 향했다. 실적과 동시에 어도비는 댄 던 CFO가 6월 15일 회사를 떠나 반도체 기업 마벨 테크놀로지로 옮긴다고 밝혔다. 후임이 정해질 때까지 스티브 데이가 임시 CFO를 맡는다. 문제는 시점이다. 앞서 3월에는 18년간 회사를 이끈 나라옌 CEO가 후임이 선임되면 자리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CEO 교체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CFO마저 이탈하면서, 경영진 공백 우려가 커졌다고 로이터와 블룸버그가 전했다.
또 하나의 부담은 구독 사업 지표다. 어도비는 구독 고객이 1년간 꾸준히 낼 것으로 기대되는 매출인 연간 반복 매출(ARR)의 성장 목표를 낮췄다. 무료 사용자를 더 끌어들이고 하반기 가격 인상을 미루기로 하면서 당분간 ARR 증가세가 둔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회사는 이 전략이 단기적으로 ARR을 누른다고 인정했다. 장기적으로 AI 사업 기회를 키우기 위한 선택이라는 설명이지만, 시장은 당장의 둔화에 더 민감하게 반응했다.
그 결과 어도비 주가는 11일 시간외 거래에서 약 5.6% 하락했고, 12일 개장 전 거래에서도 3%대 약세를 이어갔다. (장중 기준이며 정규장 마감까지 시세는 달라질 수 있다.) 같은 시기 뉴욕 증시 3대 지수가 11일 1.7~2.5%씩 오른 것과 비교하면, 어도비는 시장 흐름과 반대로 움직인 개별 종목이었다.
AI가 어도비를 흔든다
이번 약세의 배경에는 AI를 둘러싼 더 큰 불안이 깔려 있다. 어도비는 오랫동안 창작 소프트웨어 시장을 사실상 독점해 왔지만, 최근 들어 피그마와 캔바 같은 디자인 플랫폼, 그리고 빠르게 발전하는 생성형 AI 도구들과의 경쟁에 직면했다고 파이낸셜 매체 파이나마이즈는 짚었다. 그림과 영상을 손쉽게 만들어내는 AI 서비스가 늘면서, 어도비의 핵심 사업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주가에 반영돼 있다는 분석이다.
어도비는 자체 생성형 AI 도구 ‘파이어플라이’를 앞세워 맞대응하고 있다. 검색 마케팅 분석업체 셈러시를 약 19억 달러에 인수하고, 250억 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도 진행 중이다. AI 시대에 살아남기 위한 투자와 사업 재편이 동시에 진행되는 셈이다.
분석과 전망
월가의 평가는 엇갈린다. 비관론 쪽에서는 JP모건이 실적 발표 직후 어도비 목표주가를 기존 420달러에서 340달러로 크게 낮췄다. 다만 투자의견은 시장 평균보다 더 담을 만하다는 ‘비중확대(Overweight)’를 유지했다. JP모건은 어도비가 장기 AI 기회를 잡기 위해 단기 구독 매출을 일부 희생하는 선택을 했다고 평가했다. 목표가는 내렸지만 방향성에는 동의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반대편에는 영화 ‘빅쇼트’의 실존 인물로 유명한 투자자 마이클 버리가 있다. 그는 자신의 구독 플랫폼 글에서 새 경영진 아래의 어도비가 방대한 데이터 자산을 갖게 될 것이라며 “시장이 이 주식을 상당히 저평가하고 있다”고 적었다. 그의 운용사 사이언자산운용은 어도비 보유 비중을 늘린 것으로 알려졌다. 애널리스트들의 시각도 한쪽으로 쏠려 있지는 않다. 스톡트위츠 집계를 보면 38명 중 절반가량이 ‘보유(Hold)’ 의견이고, 평균 목표주가는 약 330달러대다.
종합하면 이번 실적은 숫자 자체보다 신뢰의 문제로 읽힌다. 매출과 이익은 사상 최대였지만, 사령탑이 비어 있는 상황에서 회사가 AI 경쟁에 어떻게 대응할지에 대한 구체적 청사진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 발목을 잡았다는 해석이 우세하다. 관건은 누가 새 수장이 되어 어떤 전략을 제시하느냐다. AI가 어도비의 위협인지 기회인지에 대한 시장의 판단도 그 전략이 윤곽을 드러내야 갈릴 것으로 보인다. 미국 증시에 은퇴 계좌(401k)나 인덱스펀드로 간접 투자하는 한인 가정 입장에서는, 호실적과 주가 하락이 엇갈리는 이런 사례가 실적 숫자만으로 시장을 읽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주는 장면이기도 하다.
앞으로 볼 지점
당장은 어도비가 새 CEO와 정식 CFO를 누구로 채우느냐가 가장 큰 변수다. 경영진 공백이 길어질수록 주가가 후계 구도와 실적 일관성에 더 예민하게 반응할 수 있다고 파이나마이즈는 내다봤다. 여기에 파이어플라이를 비롯한 AI 제품이 실제 매출로 이어지는 속도, 그리고 미뤄둔 가격 정책을 언제 다시 꺼내드는지가 다음 분기 실적의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출처: Adobe (BusinessWire), Reuters, Investing.com, Investing.com (JPMorgan), Finimize, Stocktwi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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