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시장 데이터 화면 앞에 한쪽으로 기운 동전 저울 (버핏 지수 고평가 이미지) / coins on a tilted balance scale before a stock market board

버핏 지수(Buffett Indicator) 232.1% 사상 최고…미 증시 고평가 논쟁

주식 시장 데이터 화면 앞에 한쪽으로 기운 동전 저울 (버핏 지수 고평가 이미지) / coins on a tilted balance scale before a stock market board
경제 뉴스

버핏 지수(Buffett Indicator) 232.1% 사상 최고…미 증시 고평가 논쟁

미국 증시 고평가 정도를 보여주는 버핏 지수가 232.1%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닷컴 버블과 2021년 고점도 넘어선 수준으로, AI 성장이 높은 주가를 정당화한다는 시각과 기대가 과열됐다는 시각이 맞서고 있다.

미국 증시의 고평가 정도를 보여주는 대표 지표인 ‘버핏 지수(Buffett Indicator)’가 232.1%까지 올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IBTimes 등이 6월 11일 보도했다. 미국 주식시장 전체의 가치가 미국 경제 규모의 두 배를 훌쩍 넘어섰다는 뜻으로, 닷컴 버블이나 2021년 고점 때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증시가 지나치게 비싸진 것 아니냐는 논쟁이 다시 달아오르고 있다.

버핏 지수가 뭐길래

버핏 지수는 한 나라 주식시장에 상장된 기업들의 시가총액을 모두 더한 값을 그 나라의 국내총생산(GDP)으로 나눈 비율이다. 시가총액은 기업이 발행한 주식 전체의 시장 가치이고, GDP는 한 해 동안 경제가 만들어낸 부가가치의 총합이다. 쉽게 말해 ‘주식시장 몸값이 실물경제 규모의 몇 배인가’를 보는 잣대다.

이 지표에 ‘버핏’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유가 있다. 투자자 워런 버핏이 2001년 경제지 포천 기고문에서 이 비율을 두고 “어느 시점에서든 주가 수준이 어디쯤 와 있는지 보여주는 가장 좋은 단일 지표”라고 말한 데서 비롯됐다. 버핏은 당시 이 수치가 지나치게 높아지면 “불장난을 하는 것”이라고도 했다고 IBTimes는 전했다.

역사적으로는 이 비율이 100% 안팎이면 시장 가치와 경제 규모가 대체로 균형을 이룬 것으로 여겨져 왔다. 그 기준에서 보면 232.1%는 두 배를 넘는 수치다. 다만 계산에 쓰는 지수 종류나 GDP 기준에 따라 결과가 조금씩 달라져, 트래커마다 230%대에서 238% 사이로 수치가 갈린다. 글로벌 데이터업체 매크로마이크로는 6월 8일 기준 232.54%로 집계했다.

닷컴·2021년 고점도 넘었다

이번 수치가 주목받는 건 과거 시장 과열기보다도 높기 때문이다. IBTimes에 따르면 2000년 닷컴 버블 당시 버핏 지수는 약 190%였고, 2021년 말에는 약 197%까지 올랐다가 이후 한동안 약세장이 이어졌다. 1960년대 후반에도 비슷하게 높은 수준에 다다른 적이 있다. 단 이 과거 수치들 역시 계산 방식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절대값보다는 흐름으로 읽는 것이 일반적이다.

주가 평가 사이트 가루포커스(GuruFocus)는 현재처럼 지표가 높은 구간에서는 향후 몇 년간 연평균 수익률이 배당을 포함해도 마이너스에 가까울 수 있다는 추정을 내놨다고 IBTimes는 전했다. 어디까지나 과거 통계에 기반한 추정치다.

“고평가 맞다” vs “AI가 정당화한다”

같은 수치를 놓고 시장의 해석은 둘로 갈린다. 한쪽은 인공지능(AI) 투자 붐이 높은 주가를 뒷받침한다고 본다. 포천 6월 8일 보도에 따르면 도이체방크는 6월 1일 2026년 S&P500 기업의 주당순이익(EPS)이 14.2% 늘어날 것으로 보고 연말 지수 목표치를 8,000으로 제시했다. 골드만삭스도 5월 29일 12개월 목표치를 8,300으로 잡았다. 골드만삭스 글로벌인스티튜트의 조지 리는 AI 인프라에 전 세계적으로 7조~8조 달러가 투자될 것으로 내다봤다고 포천은 전했다. 이익이 실제로 그만큼 따라온다면 지금의 높은 밸류에이션도 설명이 된다는 논리다.

반대쪽은 기대가 현실을 앞질렀다고 본다. 같은 포천 보도에서 자산운용사 어케이디언의 오웬 라몬트는 6월 3일 시장의 장기 이익성장 기대치가 20.2%까지 올라 2000년 고점(18.6%)을 넘어섰다며 “오늘의 낙관론은 2026년이 1999년을 닮아가는 또 하나의 방식”이라고 말했다. 헤지펀드 브리지워터의 레이 달리오도 6월 3일 자신의 버블 지표가 2000년과 1929년 수준에 근접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골드만삭스의 제임스 코벨로는 6월 2일 AI 투자가 막대하지만 “결국에는 돈을 벌어야 한다”며 투자 대비 수익이 아직 충분치 않다고 지적했다.

양쪽 모두 같은 사실, 즉 주가가 역사적으로 높다는 점에는 동의한다. 갈리는 건 그 높이가 AI라는 새 성장 동력으로 채워질 것인지, 아니면 기대가 꺾이며 되돌려질 것인지에 대한 판단이다.

한인 독자가 알아둘 점

버핏 지수는 시장 전체의 분위기를 가늠하는 참고용 지표이지, 특정 시점의 매매를 알려주는 신호가 아니다. 이 지표만으로 시장의 방향을 단정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오래전부터 있어 왔다. 금리 수준, 기업 이익, 해외 매출 비중 같은 요소가 반영되지 않기 때문이다. 은퇴 계좌(401k)나 인덱스펀드로 미국 증시에 간접 투자하는 한인 가정이 많은 만큼, 지금 시장이 어느 위치에 있는지를 이해하는 배경 정보 정도로 받아들이는 것이 적절하다.

앞으로 볼 지점

버핏 지수는 시가총액과 GDP가 바뀔 때마다 함께 움직인다. 분기별 GDP 발표와 빅테크 기업들의 다음 실적, AI 투자 성과가 향후 수치의 방향을 좌우할 변수다. AI 기대가 실제 이익으로 이어지는지가 고평가 논쟁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출처: IBTimes UK, GuruFocus, MacroMicro, Fortune, Fortune (2001, Berkshire Hathaw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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